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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한겨레신문 - 센터장 수녀님 인터뷰 전문
최초등록 2017-04-28 11:41:03 최종수정 2017-08-16 09:26:31
이름 :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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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한마음한몸자살예방센터장 손애경 수녀님의 인터뷰가 (2017년 4월12일자) 한겨레신문 23면 「조현 기자의 휴심정」 코너에 보도되었습니다. 기사 전문을 소개해 드립니다

벼랑 끝에서 걸려온 전화 공감·위로 한마디에 울컥

가톨릭 한마음한몸자살예방센터장 손애경 수녀

죽어야 할 이유에 압도당해
잊어버린 살아야 할 이유

고통을 해결해줄 순 없지만
마음의 손을 내민다

딸 유치원 보내고 베란다에 서서
절망하는 엄마에게 “아이 보이세요?”

영하 20도 강추위 아파트 옥상에서
생 끝내려는 학생에게 “춥지, 밥은?”

사람보다 앞서는 돈·직업·공부…
죽을병에 걸린 우리 사회 적나라

초등생도 아빠를 현금지급기로
혼자 앓다가 목숨 끊는 남성 많아

자살자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아
자살 유가족의 절망도 더 큰 고통

 

>>> 자살유가족들을 위로하는 글이 담긴 포스터를 들고 있는 손애경 수녀
 

뚫고 나온 부활의 꽃잔치가 온 산하에서 펼쳐지고 있다. 그러나 봄햇살이 찬란할수록, 꽃이 화려할수록 더욱 초라해지고 아파지고 우울해지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나라는 자살률이 인구 10만명당 26.5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1위다. 더구나 4~5월은 자살률이 가장 높은 때다.


부활절(16일)을 앞두고, 지난 7일 서울대교구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자살예방센터가 있는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422호를 찾았다. ‘자살’이란 끔찍한 단어와는 가장 거리가 멀어 보이는 ‘명랑소녀’ 같은 이가 맞는다. 자살예방센터장 손애경(46) 수녀(예수성심전교수녀회 소속)다. 그는 상담 및 교육 담당자 3명과 전화상담 봉사자 39명과 일하고 있다. 늘 ‘죽고 싶다’, ‘죽겠다’, ‘지금 뛰어내리겠다’는 말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이다.


이날도 아침에 젊은 엄마가 전화를 해왔다. 딸을 유치원에 보내고는 지금 아파트 베란다에 서서 아이의 뒷모습을 보고 있다는 것이었다. ‘남편이 빚을 져 도저히 감당이 안 돼 죽으면 모든 것이 끝나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상담사가 아이가 보이느냐고 묻자 아이는 버스를 타고 떠났다고 했다. 다시 아이가 몇시에 돌아오느냐고 묻자 두 시라고 답했다. 상담사는 “아이가 돌아왔을 때 엄마가 없으면 어떻겠어요”라고 물었다. 엄마는 아이 얘기에 정신이 어느 정도 돌아온 것 같았다. 상담사는 “커피 좋아하세요” 묻고는 “커피 한잔하고 식사도 하고, 아이 간식도 준비하고, 친한 친구를 만나라”고 권유했다. 수화기 너머로 “그러겠다”는 소리가 들리자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왔다. 한 생명이 그렇게 한고비를 넘겼다.

모처럼 듣는 따스한 말에 말 잃어

손 수녀는 “우리가 상담자의 고통을 해결해줄 수는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죽음의 이유에 압도당하면 살아야 할 이유를 잊어버리는데, 그 이유를 환기해주는 것만으로도 벼랑 끝에서 구해낼 수도 있다고 한다.
지난 1월 그와 통화한 고교 1학년 남학생도 그랬다. 영하 20도로 한파주의보가 내린 날 아침이었다. 9시 전화상담 업무가 시작되기도 전 전화벨이 울렸다. 수화기에선 ‘쌩쌩’ 부는 바람 소리가 요란해 말이 잘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학생은 “아파트 옥상 끝에 서 있다”며 “떨어져 죽고 싶다”고 했다. 우선 “소리가 안 들리니 바람 피하는 곳으로 가줄 수 있니”라고 물었다. 학생이 “잠깐만요” 하더니 곧 바람 소리가 잠잠해졌다. 그는 “학교 적응도 안 되고 공부를 못해, 대학에 합격할 가능성도 없어서 엄마 아빠가 ‘너 같은 애는 살 필요도 없다’고 했다”며 “내가 죽어도 이 세상에 슬퍼해줄 사람 한 명 없다”고 했다. 손 수녀가 “춥지~”라고 따스하게 물었다. 학생은 “춥다”고 했다. 그 말 속에서 강추위보다 심한 마음의 한기와 외로움이 느껴졌다. “얼마나 춥니”, “밥은 먹었니”라는 물음이 이어졌다. 학생은 모처럼 듣는 따스한 말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친한 친구가 있느냐”는 물음에 학생은 “있다”고 했다. 손 수녀는 “우선 따뜻한 밥부터 먹고 친한 친구 만나 힘든 얘기를 하라”고 권했다. 그리고 “엄마 아빠도 화가 나서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한 걸 거야. 네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잊지 마라”는 당부도 건넸다.
“지금 떨어져 죽고 싶은 아이한테 그런 말들이 무슨 도움이 될까 싶기도 해요. 그러나 ‘춥지~’란 한마디에 아이는 울컥하지요. ‘힘들지~’라는 공감과 위로 한마디 못 받아 위기를 넘을 힘이 없는 이들이 너무 많아요.”
그는 날마다 죽어야 할 이유를 들으며 우리 사회가 얼마나 죽을병에 걸려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고 있다. “돈이나 능력, 직업, 공부도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들인데 인간 존재의 가치는 사라지고 학력과 연봉 같은 겉모습만으로 가치를 평가해버리지요. 그러니 공부 못하고, 실직하면 아무런 가치가 없는 인간으로 생각해버려요. 공동체가 무너진 것이죠.”
그가 특히 안타까워하는 이들은 중년 남성들이다. 남성들은 혼자만 끙끙 앓다가 자살을 실행하는 바람에 남성 자살률이 여성에 비해 2.5~3배가량 높기 때문이다. “초등학생들이 아빠를 에이티엠(현금지급기)이라고 한대요. 아빠도 아내, 자녀들과 관계를 돈독히 할 짬도 없이 가정의 경제력 유지만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애쓰다가 경제력을 상실하면 자신과 가족들 모두 쓸모없는 인간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처럼 빈천하면서도 그처럼 부자

경제력만으로 평가된다면 그는 무가치한 인간이다. 65살 이상 노인들 대부분이 받는 노령연금의 절반에 불과한 월 10만원의 용돈으로 살아가니 말이다. 그러나 타인의 고통은 품어서 삭여주고, 사랑은 화수분처럼 무한정으로 나눠준다는 점에서 그만한 부자도 드물다. 그는 어느 때와 다름없이 오늘도 출근길에 명동성당 대성당에서 “이 시간 자살을 선택하려는 사람들의 행동을 멈춰달라”고 기도하며 고통받는 이들에게 사랑의 마음을 보냈다. 그는 “사랑받은 경험이 없으면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과 존중감이 바닥이라며 우리는 서로에게 공감과 위로와 사랑이 필요한 존재들이다”라고 말했다. 늘 살아야 할 이유를 스스로 일깨워야 한다는 그가 ‘살아야 할 이유’는 뭘까.


“오늘 기자님을 만나기 위해서. 오늘 죽고 싶어서 전화하신 분과 통화하기 위해서. 벚꽃 구경하기 위해서….”
그는 “하느님의 사랑을 드러내면서 예쁜 할머니 수녀가 되는 것”이란 ‘삶의 이유’ 앞에 이렇게 사소한 이유들을 열거할 수 있을 만큼 공감 센스가 넘쳤다. 그의 공감이 미치는 곳은 자살 위험자들만이 아니다. 그는 “자살은 자살자만의 고통으로 끝나지 않아 자살자 한 명당 그의 가족과 지인 등 평균 7명이 죄책감·절망감으로 어려움을 겪고 이로 인해 또 다른 자살자가 생기는 사례가 빈번하다”며 “자살 유가족들이야말로 눈총의 대상이 아니라 가장 공감받고 위로받아야 할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소성당에서 봉헌된 ‘자살한 이들과 유가족·자살 위기자들을 위한 미사’

이날 밤 가톨릭회관 소성당에선 자살예방센터가 주관한 미사가 봉헌됐다. 자살 유가족들은 세상 밖으로 나오려 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이날 소성당을 가득 채운 유가족들 속에서 손 수녀는 말없이 공감과 위로의 파장을 보내고 있었다.
‘자살 유가족을 위한 해바라기 슬픔 돌봄 모임’이 6월14일~8월2일 매주 수요일 오후 2~4시 명동 가톨릭회관 422호 자살예방센터에서 열린다.

문의 (02)2265-2952. www.3079.or.kr.
자살 예방을 위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전화는 위기상담(1577-0199), 전화상담(1599-3079), 면접상담(02-318-3079)이 있다.


글·사진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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