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자료실

자료실

자료실

자살자 장례미사 가능할까?

관리자 | 2020-08-14 | 조회 2020

 

[앵커] 가톨릭교회는 자살을 큰 죄로 규정합니다.

하느님이 주신 생명을 스스로 해치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자살한 사람을 위해 장례미사를 봉헌하는 건 가능할까요?

'알아두면 쓸모있는 교회법'.

오늘은 네 번째 시간으로, 자살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우리나라의 해묵은 현안 가운데 하나가 바로 자살 문제입니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에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안고 있습니다.

특히 10대에서 30대까지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라는 사실은 충격적입니다.

청소년과 청년들에게는 자살이 암보다 무서운 질병인 셈입니다.

최근에도 운동선수와 연예인, 정치인 등의 자살 소식이 잇따라 전해졌습니다.

가톨릭교회는 자살을 대죄로 규정합니다.

생명의 주인인 하느님의 권위와 사랑을 거스르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가톨릭 신자들은 자살한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 지 의문이 생깁니다.

<차바우나 신부 /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자살예방센터장>
"아직까지도 자살을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죄다, 죄인이다’ 라는 인식 때문에 오히려 사회보다도 더 강한 낙인을 찍는 모습을 우리가 보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유가족들이 오히려 더 위로를 받아야 할 곳에서 위로를 받지 못하는 그런 상황을 보게 되는데..."

자살한 사람을 위해 장례미사를 봉헌할 수 있는지 여부도 관심입니다.

교회법 1184조엔 장례미사를 거행할 수 없는 사람들에 대한 규정이 있습니다.

공공연하게 배교한 사람, 이단자들과 이교자들에게는 장례미사가 허용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신앙을 반대하는 이유로 화장한 사람들도 장례미사를 거행하지 못합니다.

<양주열 신부 / 서울대교구 통합사목연구소장>
"공공연하게 배교한 사람, 그 다음에 이단자, 이교자들은 장례미사를 거행하지 못한다고 규정이 돼 있고, 두 번째로 신앙을 반대하는 이유로 화장을 한 사람들도 원래 장례미사를 거행하지 못하는데 요즘에는 교회 자체가 화장을 권고하는 방식이고, 화장을 하시는 분들 중에는 육신의 부활을 거부하면서 화장을 하시는 경우는 없기 때문에 이 부분은 거의 적용되지 않는 부분들입니다."

또 인간의 생명과 자유를 거스르는 범죄를 저지른 '분명한 죄인'들에게도 장례미사가 허용되지 않습니다.

그럼 '분명한 죄인'에 자살한 사람이 포함될까?

이 부분은 과거의 교회법과 지금의 교회법을 비교할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1917년 교회법 1240조에서는 '의도적인 자살자나 결투로 죽은 사람은 성당에서 장례식이 거부된다'고 돼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최근의 교회법인 1983년 교회법에는 '인간의 생명과 자유를 거스르는 범죄'
목록에 자살자가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
 

 
 

<양주열 신부 / 서울대교구 통합사목연구소장>
"1983년 법전으로 넘어오면서는 인간의 생명과 자유를 거스르는 범죄(교회법 1397~1398조) 목록에 자살자가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개적인 추문에 대한 판단 여부에 따라서 자살자를 위한 장례미사가 허용될 수도 있습니다."

자살자가 생명을 거스르는 다른 범죄를 저지른 것이 아니라면, 장례미사가 허용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양주열 신부 / 서울대교구 통합사목연구소장>
"분명히 교회는 죽음의 형태가 어떻든지 간에 그를 위해서 기도해야 되는 몫이 교회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오히려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도록 이미 살아서 그들에게 관심을 갖는 일들 그들의 목소리에 그들의 어려움에 귀 기울이는 일들, 그리고 적극적으로 그들을 돕는 이런 도움의 손길들을 제시하는 것이 교회의 역할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정리하면, 하느님의 주신 생명을 스스로 끊는 행위는 분명한 죄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극단적인 선택을 해야만 했던 이웃들을 살펴야 하는 책임이 있습니다.

이는 가톨릭교회가 자살예방활동을 펼치고, 유가족을 돌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차바우나 신부 /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자살예방센터장>
"우리는 그저 이웃이 스스로 힘들어서 목숨을 끊었을 때 '왜 우리는 함께 해주지 못했는가'
라는 그런 책임감, 왜 함께 연대하지 못했는가 그리고 힘들어하는 이에게는 우리의 위로가 필요하다, 함께 기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앵커 리포트였습니다.